고양이와 화분: 고양이로부터 실내식물 지키기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라면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일이 있는데, 바로 고양이들이 실내에서 키우는 화분 식물들을 망가뜨리는 일이다. 화분만 부서지거나 잎사귀 조금 뜯어버리는 것은 그나마 괜찮다. 오랫동안 애지중지 키웠던 식물이 죽어버리는 일도 발생한다. 우리 집도 거의 20년 넘게 키웠던 고무나무 분재가 하루아침에 댕강하고 고양이 이빨에 잘려나가면서 죽어버린 일도 있었다. 낮은 콘솔이나 장 위에 놓여있던 화분을 바닥으로 내동댕이 치기도 하고, 잎사귀를 잘근잘근 씹어대서 잎사귀들이 너덜너덜 해지기도 한다. 때로는 화분 안에 덮어 놓은 코코넛 멀칭재나 작은 돌멩이들을 마구 꺼내서 축구를 하거나, 흙을 사정없이 파헤쳐 놓기도 한다. 고양이들은 왜 집안의 실내 화분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 걸까?
1. 고양이들이 화분을 가만히 나 두지 않는 이유
1) 본능
고양이들이 화분을 파헤치거나 식물들을 장난감으로 삼는 이유는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자연에서의 사냥 본능 때문이라고 한다.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사냥본능이 자연스럽게 흙과 식물에 대해 관심을 느끼게 한다고 하며, 살짝살짝 흔들리는 잎사귀나 열매들이 사냥본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2) 호기심
모든 고양이들이 다 화분을 망가뜨리는 것은 아닌데, 유독 활달하고 장난기가 많으며 호기심이 많은 고양이들이 유독 화분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집의 세 마리의 고양이들을 보면, 생후 1년간은 유독 화분을 가지고 장난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이가 들 수록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흙의 냄새와 식물들을 보면서 호기심이 생겨서 이를 재미있는 장난감으로 여기게 된다고 한다.
3) 화장실 대용
고양이들은 모래를 이용한 화장실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야생에서의 배변습관에 기인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들은 간혹 부드럽게 덮인 화분의 흙을 자신의 화장실로 여기게 될 수 있다. 특히 실외생활을 했던 고양이들의 경우, 흙에 배변을 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화분의 흙을 화장실로 여길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흙을 마구 파헤치게 되는 것이다.
2. 고양이들로부터 화분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
고양이들로부터 화분을 보호하는 이유는 물론 화분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도 있지만, 고양이들이 자칫 먹으면 안 되는 식물을 섭취하게 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2차적인 위험을 예방하기 위함도 있다. 어떤 식물들은 고양이들에게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칫 우리 호기심 많은 고양이들이 모르고 씹었다가 체내에 들어가게 되면 위험에 빠질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1) 대안을 제공해 주기
호기심 많고 장난기 많은 고양이들은 화분의 식물과 흙이 너무나도 재미있는 놀잇감이 되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놀잇감을 제공해 주는 것이 좋다. 우리 집 역시 지금 한창 똥꼬 발랄한 묘생 7개월 차 화니군이 한창 화분을 못살게 굴고 있어서 그때마다 좋아하는 사냥 장난감을 흔들어주면, 화분을 가지고 노는 것을 멈추었다. 몇 번 그렇게 했더니 지금은 화분을 가지고 노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2) 화분 위에 고양이가 싫어하는 장치하기
화분 주변에 고양이가 싫어하는 향을 발산하는 자동 스프레이를 설치하거나, 혹은 뿌려두는 것도 한 방법이며, 화분 흙 위에 멀칭재로 고양이가 싫어하는 재료를 놓아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계란껍데기는 화분 흙 위에 덮어놓으면 고양이가 밟았다가 발바닥에 닿는 촉감이 싫어서 피하게 된다. 또는 화분의 흙 위에 단프라시트나 PE망으로 덮게를 만들어 씌어주는 방법도 있다. 시중에 파는 덮개도 있으니 이를 활용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3. 고양이에게 위험한 식물들
1) 백합과 식물
백합과 식물은 고양이뿐만 아니라 반려견들에게도 위험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백합과 식물을 잘못 섭취하면 백합중독을 일으키게 되는데, 백합식물 자체뿐만 아니라 백합이 담겨 있던 화병의 물 역시 위험하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백합과 식물에 중독되면 신장기능이 파괴되어 급성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구토를 동반하며, 소변을 누지 않고 탈수증상을 나타나게 된다. 백합과 식물로는 백합, 튤립, 이아신스, 카사블랑카 등이 있다.
2) 가지과 식물
가지과에 포함되어 있는 알칼로이드 성분이 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중독증상을 일으킨다. 구토와 설사, 심하면 호흡곤란과 혈변, 마비, 경련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열매 부분보다는 줄기나 잎을 통해서 중독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지과 식물로는 가지, 토마토, 감자 등이 있다.
3) 진달래과 식물
진달래에 있는 그라야톡신이라는 독성 성분으로 인해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그라야톡신은 모든 진달래과 식물에 함유되어 있으며, 진달래 꿀에도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에 중독되면 구토와 설사, 식욕부진, 부정맥등이 나타나며, 심하면 발작과 폐부종을 일으키게 된다. 진달래과 식물로는 진달래, 하나힐리노키 등이 있다.
4) 사토이모과 식물
사토이모과 식물의 줄기와 잎에는 옥살산이 함유되어 있다. 옥살산 칼슘은 사람에게는 심한 가려움증 및 알레르기를 일으키는데, 이는 고양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고양이들이 이 성분을 섭취하게 되면 입안의 심한 가려움과 심하면 기도폐색이나 경련 등의 신경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요로결석이 형성될 수 있다. 사토이모과 식물로 대표적인 식물은 바로 아이비이며, 칼라, 포토스, 필로덴드론, 안스리움, 몬스텔라 등이 있다.
5) 수국
수국에는 청산 배당체라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은 수국의 분해효소와 위의 소화효소와 반응하면서 시안이 형성된다. 이 시안이 독성을 유발하게 된다. 증상으로는 구토와 설사, 경련, 마비, 호흡곤란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ㅅ 있다.
6) 나팔꽃
나팔꽃에 함유되어 있는 팔미틴과 콤볼브린 성분이 고양이들에게 구토와 설사를 유발하게 되며, 저혈압을 불러오게 된다.
7) 포인세티아
겨울 프리스마스 시즌에 집안에 포인세티아 화분을 하나씩 들여놓는 경우가 있는데, 포인세티아에는 포르볼이라는 독성성분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 독성을 섭취하게 되면 구토와 설사, 그리고 피부염이 발생하게 된다.
이 외에도 고양이들에게 치명적 영향을 주는 식물들이 많기 때문에 꼭 우리 집 실내 식물이 과연 고양이에게 안전한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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