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캣닢
고양잇과 동물들을 순식간에 무장해제 시키는 마성의 식물, 캣닢(Catnip). 고양이를 돌보는 집사라면 집에 적어도 캣닢 장난감 하나쯤은 모두 가지고 있을 정도로 고양이들에게는 필수품 같은 존재이다. 고양이들은 왜 그렇게 캣닢에 열광하는 것일까?
1. 캣닢(Catnip)
'개박하'라고도 불리는 캣닢의 학명은 Nepeta cataria로 영어 이름이 catnip이다. 허브식물인 캣닢은 집에서도 키우기가 쉽고 번식도 잘 되는 편이라 우리 집에서도 몇 년 전부터 정원 한편에 키우고 있는데 생각보다 더 너무 왕성하게 자라는 탓에 살짝 골치 아픈 식물이기도 하다.
캣닢은 성장하면 꽤 큰 식물로 50cm~100cm까지 성장하게 되고 연둣빛 잎 표면에는 하얀 솜털이 부드럽게 자리 잡고 있다. 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과 일본 등에서 분포하고 있으며, 야생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다.
캣닢에 들어있는 '네페탈락톤(nepetalactione)' 성분이 고양이들을 흥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때문에 캣닢은 고양이에게만 유용한 식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실상 이 허브 식물은 사람들에게도 유용하여 감기로 인한 열을 내리는데 효과를 주어 차로 마시거나 조미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2. 캣닢의 영향
캣닢의 ' 네페탈락톤' 성분이 고양이들의 후각신경을 자극함으로써 행복감과 편안함, 그리고 흥분을 경험하게 한다고 한다. '네페탈락톤' 성분은 생잎보다는 말렸을 때 더 높은 함량을 보인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우리 집 고양이들에게 캣닢 생잎을 주면 별 반응이 없다가 건조해서 가루를 낸 것을 주면 거의 환장 수준이다. 캣닢이 고양이들을 흥분시키는 지속시간은 그리 길지는 않다. 짧게는 2~3분에서 길면 10분 이상 반응을 보이는데, 그 이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소의 무심한 고양이로 돌아가곤 한다.
캣닢은 고양이들의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주고, 식욕을 향상하며, 운동을 유도하여 활동량을 증가시키고, 지루함을 방지하여 놀이를 유도하는데 효과가 있기도 하다. 무료해하는 고양이들을 잠시나마 활력을 되살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3. 캣닢에 반응하는 모습
고양이들에게 신선한 캣닢 가루를 뿌려주면 먼저 냄새를 킁킁 맡은 후에, 얼굴과 몸을 가루 위에 비비거나 그 위에 구르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너무 좋으면 입에서 침이 분비되며 기분이 좋아서 그릉그릉 소리를 내고 편안한 모습을 나타낸다. 우리 집 고양이들은 실컷 뒹군 다음에는 열심히 그 가루를 다 핥아먹기도 한다.
4. 캣닢 활용하기
시중에서 파는 다양한 캣닢 제품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직접 재배한 캣닢을 사용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캣닢은 꽤 잘 자라는 편이기 때문에 수확 후에 건조기에 말려 가루를 내면 상당히 오랫동안 두고 사용할 수 있다. 고양이들이 주로 잘 머무는 해먹이나 캣워커, 캣 타워 등에 솔솔 뿌려주면 매우 행복해하며 부비부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크래쳐 등에 뿌려주면 부비기도 하고 스크래치를 하기로 하며 좀 더 역동적인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패브릭 가구에 스크래치를 하는 바람에 손상이 일어나게 된다면 이를 교정하기 위해 캣닢가루를 활용할 수 있다. 새로 장만한 스크래쳐에 캣닢 가루를 뿌려주면 스크래치 장소를 바꾸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식욕이 떨어져서 걱정이라면 사료에 캣닢가루를 조금 뿌려줘 보자. 캣닢 향이 자극이 되어 입맛을 돋아 맛있게 음식을 먹는 고양이를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장난감 등에 뿌려주는 것도 좋다. 그러면 장난감에 좀 더 흥미를 보이며 놀이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상황 등에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병원에 가야 할 때, 이동장에서의 스트레스와 긴장을 완화시켜주고 싶다면, 이동장 안에 캣닢 가루를 조금 뿌려준다. 그러면 고양이의 긴장이 조금은 누그러져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5. 주의점
모든 고양이가 다 캣닢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70% 정도의 고양이들에게 반응이 나타나며 30% 정도의 고양이들은 별로 반응을 나타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한번 뿌려줬는데 별 반응이 없고 시큰둥하다면 아까운 캣닢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또한 캣닢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소화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구토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소량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필자는 보통 한 꼬집에서 두 꼬집 정도만 뿌려주는데, 이 양도 꽤 충분한 듯 보인다.
또한 너무 자주 고양이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과도한 흥분 유발로 인해 오히려 신경계의 이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공격성과 혼란감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1주일에 한두 번 정도, 아주 소량을 뿌려주는 것이 좋으며, 만약 이상이 보인다면 즉시 중단하고 병원을 방문하도록 한다. 필자는 거의 한 두 달에 한번 정도 뿌려주는 편이다. 보통 고양이들이 가정 안에서 늘 편안해하고 잘 논다면 굳이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된다.
3개월 미만의 고양이와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고양이들에게는 캣닢은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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